목련: 트리케라톱스는 이 꽃 아래 봄을 맞았을까 [황금비의 수목원 가드닝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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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의 꽃잎이 매력적인 목련 ‘불칸’. 천리포수목원 제공
황금비 | 천리포수목원 나무의사
지구의 주인은 누구일까? 지구에서 가장 오래 산 생명체가 지구의 주인이 아닐까? 곰곰이 생각해 보다 문득 가장 오래 산 나무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던 적이 있다. 단일 개체로서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요 국립공원에 있는 강털소나무로,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싹을 틔운 뒤 무려 4900여년이나 살아왔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4900년 전이라면 한반도는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이 건국되기 이전 신석기 시대를 지나고 있었다. 인간의 감각으로는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운 외국인매매동향
긴 시간을 한 나무가 제한된 토양 위에서 버티고 살아온 셈이다.
캘리포니아 강털소나무와 같은 단일 개체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디엔에이 속에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원시 식물이 있다. 목련은 약 1억6천만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속씨식물 가운데에서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른 봄 가지마다 피워낸 탐스러운 꽃마이너스통장 연장
망울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지만, 알고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 찬 나무가 바로 목련이다.
노란 빛의 꽃잎이 매력적인 목련 ‘맥신 메릴’. 천리포수목원 제공
목련은 목련과 목련속에 속하는 식물로, 마치 나무에 사금융
핀 연꽃 같다고 해 그 이름이 붙었다. 가로수로 흔히 볼 수 있는 백목련과 자목련뿐만 아니라 북한의 국화인 함박꽃나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초령목, 늦여름까지 꽃을 피우는 상록수 태산목 등 매우 다양한 종이 목련으로 분류된다. 이 중 한국의 자생식물로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자생하는 초령목과 목련에 더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는 함박꽃나무가 있범용공인인증서 대출
다.
목련은 약 1억4천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에 등장한 원시 식물이다. 트리케라톱스, 티라노사우루스 등 우리는 알지 못하는 백악기 공룡의 실제 모습을 이 식물은 본 셈이다. 수천만년 전 어느 봄, 티라노사우루스와 거센 전투를 마치고 지친 트리케라톱스 무리가 만개한 목련 아래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비나 벌씨티캐피탈추가대출
보다 먼저 등장한 목련의 꽃가루 매개체는 딱정벌레다. 지금도 목련의 꽃잎 속을 들여다보면 작고 까만 딱정벌레가 기어 다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얇은 꽃잎이 퍼지듯이 핀 큰별목련 ‘빅 버사’. 천리포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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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은 천리포수목원을 대표하는 수종이다. 현존하는 1000여분류군의 목련 가운데 926분류군을 보유하고 있다. 수목원 설립 초기인 1972년부터 함박꽃나무, 태산목 등 다양한 목련을 수집해 들여오기 시작했다. 1년 중 목련이 피는 시기에만 개방하는 비공개 정원에는 다양한 목련이 집중 식재되어 있는데, 올해에도 묘포장에서 접목해 키운 목련 130여주를 추가로알티전자회생절차
심었다. 비공개 정원에는 얇고 퍼지듯이 핀 꽃잎이 별 모양을 닮아 이름 붙은 별목련 종류뿐만 아니라 진분홍색, 노란색, 검붉은색 목련 등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품종을 감상할 수 있다. 꽃잎의 색이 청동색에 가까울 정도로 푸른 빛을 띠는 아쿠미나타목련은 탐방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대표 목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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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수목원 묘포장에 핀 아쿠미나타목련. 천리포수목원 제공
수목원 곳곳에 뿌리를 내린 오래된 목련을 보다 보면 큰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내가 죽은 뒤에도 이 나무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수목원의 주인은, 더 나아가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대부업창업
자연이라는 점을 가장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천리포수목원의 목련과 캘리포니아의 강털소나무는 앞으로도 5000년을, 6000년을, 1억년을 살아갈 것이다. 지구에 운석이 떨어지거나,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점령하거나, 인간의 욕심과 기후 위기로 인해 모든 생명체가 멸종되지 않는 한 말이다.
수목 연구자들은 강털소나무 군락지 중에서도 가장총액한도대출
오래 산 단 한 개체의 위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훼손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매년 4월 목련 축제를 여는 천리포수목원도 마찬가지다. 목련이 집중적으로 식재된 비공개 지역은 1년 중 목련축제가 진행되는 제한된 기간, 제한된 인원에게만 공개하고 있다. 더욱 많은 탐방객에게 빗장을 풀 수도 있지만 그것은 목련과 오래 공존하는 길이 아니라는 점을 수목원을 가꾸는 가드너들도, 수목원을 찾는 탐방객도 이해하고 있다.
천리포수목원을 찾은 탐방객이 수목원을 거닐고 있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세상에는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 인간의 개념으로는 가늠하기 힘든 오랜 시간을 지나온 자연의 역사를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주인은 자연이다’라는 건 어쩌면 선언적 의미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의 위치를 비밀에 부치거나, 오래된 목련 정원을 성심성의껏 가꾸는 일처럼 자연을 보호하는 일은 결국 인간의 윤리와 책임의식에 달렸기 때문이다.